어제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둘러보다가 뉴스에 방탄소년단의 멤버 슈가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소식을 듣고 나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점도 있었는데, 한편으로는 슈가의 행동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컴백이 무산될 수도 있으려나 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던 순간이었다.
사건 발생 경위
기사에 보도된 내용들을 정리하면 이러하다. 사건은 8월 6일 밤에 일어났다. 대략 11시 30분쯤 용산구 한남동의 거리를 전동스쿠터를 타고 달리던 슈가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주차하려다가 넘어졌다. 그 상태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들에 의해 발견되었고 슈가에게서 술 냄새가 났기에 음주 측정이 진행되었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0.08% 이상) 수준이라고 밝혀졌고, 경찰은 근처 지구대로 슈가를 인계했다.
슈가의 소속사인 빅히트뮤직은 슈가가 이용했던 장치를 경찰이 '전동 스쿠터'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전동 킥보드'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되었고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전동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 모두 자동차관리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다. 그러나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의 경우, 범칙금과 별도로 운전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처분과 형사처벌도 받는다. 전동 스쿠터 음주운준 시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는 반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는 벌칙 조항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렇기에 전동 킥보드 음주운전 시 행정처분과 범칙금 10만 원만 부과된다. 법에 따라, 7일 오전 슈가는 경찰조사를 받은 바 있다.
슈가의 위버스 사과문
7일 오후, 슈가는 팬 커뮤니티인 위버스(weverse)에 사과문을 올린다. 아래 사진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슈가는 본인이 탄 장치를 '전동 킥보드'라고 적어내고 있다. 게다가 면허취소 처분과 범칙금만을 적어내고 있을뿐, 형사처벌에 대한 언급은 드러나 있지 않다. 경찰이 '전동 스쿠터'라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동 킥보드'라고 적어낸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동 킥보드이든, 전동 스쿠터이든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이미 음주운전 자체로 슈가에 대한 실망은 지워지지 않는데. 도대체 전동 킥보드라고 적어내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은 그대로인데.
대중이 전동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아둔하다고 본 것인가. 추후 스쿠터임이 밝혀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초반의 혼란을 조금이나마 잠재우려 빅히트뮤직의 법무팀에서 쥐어짜 낸 대안이 사실을 조작하는 것이었나. 되려 거짓임이 드러났을 시에 생겨날 반감은 그들의 계산에 전혀 없었던 것인가.
음주운전으로 인해 억울하게 사망한 사람들을 미디어를 통해 수도 없이 접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라며 법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으며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인 지탄의 수준도 높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10대, 20대 팬의 수도 많은데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아 혹여나 미숙한 판단을 할 수도 있는 미성년자 팬들이 슈가의 소식을 접하고 단순히 어긋난 팬심으로 슈가의 행동을 감싸고 옹호한다면? 훗날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았을까.
슈가가 운전한 것이 자동차가 아니라, 전동 스쿠터인 점이 다행일만 하겠다. 파괴의 위력도 적고, 실제로 스스로 넘어진 것 외에는 타인이나 공공기물에 피해를 끼친 것이 아니니. 이는 더 많은 비난을 받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실로 다행이라고 할 만 하다. 스쿠터를 몰고서 누군가를 다치게 했거나, 혹은 그 스쿠터로 인한 2차 사고를 야기했다면 비난의 수준은 지금과 분명 달랐을 것이다.
■ 생각이 깊고 개념이 있어 보여서 호감이었던 슈가
과거 방탄소년단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가장 호감이 가는 멤버는 슈가였다. 맏형같기도 했고 든든하기도 했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멤버들이 의지할 수 있을 정도로 진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뷰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서 그가 보여주었던 합리적인 사고는 그가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었다.
그런데 단순히 가까운 거리라고 해서 자신의 몸도 가누지 못할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경우는 도대체 무엇인지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번 음주운전이 처음이라고 말해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인 사고방식과 행태로 느껴졌다. 아무리 짧은 거리라고 하더라도 그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경찰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안일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단거리이기 때문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또한 안일하지만, 더욱 안일했다고 보이는 생각은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고발생의 위험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자동차나 보행자를 치거나, 혹은 그들이 슈가가 탄 스쿠터를 피하려다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인데, 부주의했던 그의 행동이 너무나도 아쉽다. 킥보드이든 스쿠터이든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되는 것을 몰랐다,라고 말하기에는 이 장치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증이 요구된다는 것을 슈가 스스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대중들의 인기와 관심을 받아야 하는 연예인일수록 그 행동에 대한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게다가 솔로로 활동하는 것이 아닌, 자신 외에 6명의 멤버들이 활동하고 있는 그룹이지 않은가. 멤버들을 위해서 서로서로 행동을 조심하는 방탄소년단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그런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택시로 이동할 수도 있었을 텐데 혹은 주변 지인이나 가족에게 부탁을 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그와 그의 노래들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음주운전에 대한 실망이 적지 않다. 그가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방탄소년단이기도 하고, 또한 자동차가 아니며 기물파손이나 인명사고를 낸 수준이 아니기에 연예계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는 슈가가 되기를 바란다.
방탄소년단 슈가(BTS SUGA) 음주운전 이후 '슈가 챌린지(#SugaChallenge)' 유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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