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여행을 준비하면서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많이도 봤더란다. 그중에서도 믿을만한 백종원 대표의 스푸파 영상을 자주 봤는데 차찬탱에서 먹은 면요리가 그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오늘은 스트리트푸드파이터 출연 차찬탱 맛집, 룬웨이 식당(Lun Wai Restaurant)에 대한 후기이다.
스트리트푸드파이터 홍콩 편의 '차찬탱'
Youtube 영상에 '홍콩 스푸파 차찬탱' 혹은 '홍콩 백종원 차찬탱' 등으로 검색을 하면 스푸파 영상을 찾아볼 수가 있다. 차찬탱은 단순히 카페의 개념은 아니고 요깃거리가 될 수 있는 음식들과 음료를 함께 팔고 있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우리의 백 선생님은 이곳을 어떻게 찾아내신 것인지, 룬웨이 레스토랑의 외부는 던전 같은 곳인데 실내로 들어가면 환하다. 영상에서 보면 이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찬탱 메뉴들을 팔고 있었다.
https://youtu.be/FMKAkQtbbQI?si=Lj2QUqrPFaQJSxtN
바로 이 음식들을 파는 그 집을 가고 싶었는데, 위 영상의 더보기 란에서는 가게의 위치 정보가 나와있지 않았다. 다행인 건, 3-4년 전의 영상인만큼 그간 이미 가본 사람들의 후기가 어느 정도 존재했다는 것이다. 영상 속의 가게가 구룡반도의 조던(Jordan) 역 근처의 룬웨이 레스토랑(Lun Wai Restaurant)이라는 정보를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https://maps.app.goo.gl/dbvfkeB5QPX8F51J7
룬웨이 레스토랑(Lun Wai Restaurant) 후기
아침 일찍 조던역으로 향하고자 걸음을 바삐 했다. 가는 길에 어찌나 배가 고프던지 조던역에서 가게까지 약 10분 정도 걸었는데 그 사이에 마주친 다른 식당의 메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사진을 찍고 말았다. 룬웨이 레스토랑을 가지 말고 이곳을 갈까 하는 유혹에 시달렸고, 몇 십초간 서성이다가 만약 룬웨이 레스토랑이 오늘 문을 닫았다면 이 곳을 다시 오기로 마음을 먹고 바삐 걸음을 돌렸다.
배고픔을 참으며 걷다 보니 오른쪽 사진과 같이 룬웨이 레스토랑이 나타났다. 가게 위치는 도로변에 인접해있지 않다. 도로변에서 잘 걷다가 갑자기 생겨나는 골목길 같은 곳으로, 사실상 건물과 건물 사이의 공간 속으로 들어가면 룬웨이 레스토랑을 찾을 수 있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더욱더 던전 같아 보인다.
아마 룬웨이 레스토랑의 매력은 맛을 보기도 전에 들어가는 입구에서 압도적으로 느껴지는 홍콩 바이브일지도 모르겠다. 들어가면서도 너무 어두컴컴하길래 주위를 살피며 걸었더란다. 그런데 저 식당 위로 난 공간들이 모두 주거공간이었고 옆 건물의 입구를 통해서 몇몇 사람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었다. 이를 알고 나니 조금은 무섭지 않아 졌다. 한편으로는 아침에도 이렇게나 어두운데, 이곳에 사는 것이 무섭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입구에 들어서서 자리를 안내받고 앉았다. 앉자마자 테이블 한 켠에 꽂힌 메뉴를 확인했다. 아침시간대에는 메뉴가 정해져 있었다. 이럴 거면 오후에 올 걸 그랬나 하고, 잠시 후회를 했지만 아침메뉴를 먹어보는 것도 경험이니 일행과 함께 소고기 꽁지면 1, 마카오식 돼지고기 번 1, 똥랭차를 시켰다.
소고기 꽁지면
홍콩 스푸파 차찬탱 편 영상을 보면, 꽁지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홍콩에서 아침으로 주로 먹는 인스턴트 라면을 꽁지면이라 한단다. 꽁지면 국물 맛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다. 사진에서 보이는 저 양념을 국물에 풀어먹으면 해장도 가능하다. 룬웨이 레스토랑의 국물은 소고기를 푹 우리고 우린 누린내와 한약 느낌의 향신료 냄새가 조금 났다.
그런데 아침에 유독 감각이 예민한데도 내가 먹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 심한 향신료나 누린내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예 중국식 향신료나 고기 누린내를 못 참는 분들은 꽁지면은 고민해 보시길 바란다. 홍콩에서 먹은 물에 빠진 소고기들은 모두 부드러웠다. 한국이랑 다른 게 참 신기했다.
똥랭차
똥랭차가 가장 먼저 나왔다. 홍콩에서는 음식 주문에 앞서 음료에 대한 주문을 먼저 받는 것이 전형적이다 보니, 음료를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다. 굶주린 배를 달래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음식을 먹기 전에 입가심을 하라는 것인지 이유는 잘 모르지만 덥고 습도가 높은 홍콩에서 얼음이 가득한 시원한 음료를 자리에 앉아 들이키면 확실히 입맛이 도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홍콩에서 먹은 똥랭차는 가게마다 맛이 달랐다. 마트나 자판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몬차 브랜드와 맛이 아예 다르다. 그러니 모든 가게를 가서 각각 똥랭차와 밀크티를 시켜먹어보길 추천한다. 단 맛이 강할 수도 있고, 레몬의 맛이 강할 수도 있고, 차의 맛이 더 강할 수도 있다. 이를 염두에 두시고 똥랭차와 밀크티를 주문하시길 바란다.
마카오식 돼지고기 번
하나의 메뉴를 국물 있는 면요리로 시켜서 다른 메뉴는 빵으로 시켜보자고 해서 시킨 돼지고기 번이다. 메뉴에 마카오 식이라고 나와있길래 시켜봤는데 아주 맛있었다. 특히 소스가. 홍콩 스푸파의 길거리 간식 편을 보면 백종원 대표가 그리워하던 핫도그집이 있다. 그 핫도그집의 머스터드소스와 색깔이 흡사한 것이 이 돼지고기 번에 발린 소스도 그런 맛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해 봤다. 번도 엄청 바삭하고, 돼지고기도 질긴 부분 없이 부드러웠다.
생각해 보니 홍콩에서 먹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모두 질기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일행은 소고기 꽁지면이 아주 맛있었다고 했다. 나도 꽁지면의 국물이 너무 맛있어서 바닥이 보일 때까지 숟가락으로 계속 국물을 떠먹었다. 묘하게 계속 끌리는 맛이 있었다. 룬웨이 레스토랑의 꽁지면은 분명 한약 같은 향신료와 소고기 누린내가 조금 묻어있는데, 향신료 덕분인지 누린내가 거북하지 않고 가끔씩 생각이 나게 하도록 만든다.
그런데 돼지고기 번도 계속 생각이 나는 맛이었다. 지금 떠올려도 먹고 싶을 정도로. 안에 들은 거라곤 돼지고기와 양상추와 토마토소스뿐인데 이리 맛있을 수가 있는지. 다른 가게의 아침메뉴는 먹어보질 못해서 비교는 불가하겠지만, 룬웨이 레스토랑만 두고 본다면 가게 특유의 맛을 가진 곳이라고 후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홍콩여행을 가실 일이 있다면 한 번쯤 고려해 봐도 좋을 가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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