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영수회담(領袖會談) 총정리 | 뜻, 개최 이유, 과거 정부별 사례, 의제

2024년 4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처음으로 영수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그에 따라 영수회담의 뜻, 개최 이유와 과거 정부별 영수회담의 사례와 이번 영수회담에서의 의제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제공: 대한민국 대통령실]

 

 

 

1. 영수회담(領袖會談) 의미 

 

영수회담(領袖會談)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간략하게, 영수회담이란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입법부의 제1야당 대표 간의 회담을 의미합니다. 영수의 본래 뜻은 '옷깃과 소매'로 옷차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면모를 가진 지도자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영수는 특정한 집단 안에서 두드러지게 뛰어난 자, 우두머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영수회담은 국가나 정치단체, 사회조직 등의 최고 우두머리가 만나 의제를 제시하고 그와 관련한 말을 나눈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한국 정치에서는 '영수회담'이라는 단어가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양자회담만을 의미함에 주의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고 있었고 참여정부 이래로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분리되게 되었으나, 여당의 실질적 1인자는 여전히 대통령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여당 대표와 야당 대표의 회담은 영수회담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2. 영수회담 개최 이유와 시점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이 정치적인 어려움을 마주할 때, 야당의 대표들과 화합하여 국정을 풀어나가자는 의미에서 영수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역사적 관습으로 존재합니다. 영수회담이 장소는 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에서 열리게 되며, 영수회담의 형식으로는 식사를 겸하거나 차담회 형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 정부별 사례   

 

다당제 구도였던 노태우 정부,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에서는 1:1 만남을 포함하여, 원내 정당 대표들을 모두 초대하는 대표 회담을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양자 영수회담이 아니었기에, 위 언급된 대표 회담의 경우들을 모두 영수회담이라고 일컫지는 않습니다. 관습적으로는 영수회담이란 양자의 경우만을 의미합니다. 

 

그럼 정부별로 영수회담의 횟수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정부별	횟수(회)	비고
이승만 정부	0	영수회담이라는 개념 존재 X 여야가 체계적인 정당조직을 갖추지 못했으며, 이승만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철저히 하는 미국 정치의 영향을 받았고, 초대 대통령은 정파를 초월한 국부(國父)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 + 제2공화국 시절에도 영수회담 미개최
박정희 정부	5	- 1965년 7월 20일: 박정희 대통령 - 박순천 민중당 대표 - 1970년 8월 29일 외: 박정희 대통령 - 유진산 신민당 총재 (총 2회) - 1975년 5월 21일: 박정희 대통령 - 김영삼 신민당 총재 - 1977년 5월 27일: 박정희 대통령 - 이철승 신민당 총재
최규하 정부	1	- 1980년 2월 18일: 최규하 대통령 - 김영삼 신민당 총재
전두환 정부	1	- 1987년 6월 24일: 전두환 대통령 -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노태우 정부	2	- 1988년 8월 31일: 노태우 대통령 -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 - 1990년 1월 11일: 노태우 대통령 -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
문민정부	2	- 1994년 3월 11일: 김영삼 대통령 - 이기택 민주당 대표 - 1996년 4월 18일: 김영삼 대통령 -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표
국민의 정부	8	- 1998년 2월 27일: 김대중 대통령 - 조순 한나라당 총재 - 1998년 11월 10일 외: 김대중 대통령 -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총 7회)
참여정부	2	- 2005년 9월 7일: 노무현 대통령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 2007년 2월 9일: 노무현 대통령 -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정부	3	- 2008년 5월 20일: 이명박 대통령 -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 2008년 9월 25일: 이명박 대통령 - 정세균 통합민주당 대표 - 2011년 6월 27일: 이명박 대통령 - 손학규 민주당 대표
박근혜 정부	0	양자회담은 미개최 여야대표와 3자회담, 원내대표까지 5자회담으로 진행한 다자회담은 존재
문재인 정부	1	- 2018년 4월 13일: 문재인 대통령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윤석열 정부	1	- 2024년 4월 29일: 윤석열 대통령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부별 개최 경향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발휘한 권위주의 체제 시절에 충분한 정치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였습니다.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승만 정부 시절에는 영수회담이 미개최되었고 박정희 정부 시절에는 5번이나 개최되었으나 그렇다 할 결과는 없었습니다. 전두환 정부 시기에서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에 정국이 급변하자 딱 한 번 개최됩니다. 

 

영수회담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표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3김시대'라고 알려진 노태우 정부, 문민 정부, 국민의 정부 시기에서였습니다. 이 때는 양자 간의 영수회담뿐만 아니라, 당대표 간 다자회담도 활발히 개최되었습니다. 참여정부 이후 영수회담이 차차 감소하게 됩니다. 

 

 

 

 

4. 윤석열 대통령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 영수회담 정리  

 

2022년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차례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진의 의견들을 반영하여 '범죄 피의자와 면담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여 영수회담이 미개최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24년 4월 19일, 22대 총선에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승리를 거두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두 자릿수 폭으로 급락하였고, 이에 따라 협치를 이유로 내세우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상호 합의 간 영수회담을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영수회담을 먼저 제안한 쪽은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사진제공: 대한민국 대통령실]

 

 

 

회담 비하인드

 

 

2024년 4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영수회담을 제의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세 차례의 실무회동을 가지면서 '의제 설정'을 두고서 의견 불합치를 보였습니다. 대통령실은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당장 만나 자유로이 말해보자라는 입장이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제안한 의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구체적인 검토 의견을 요구했습니다. 

 

서로 간 '의제 설정 여부'를 두고 시간이 흐르며, 이재명 대표가 한 발 물러서 먼저 만나자는 의사를 드러냅니다. 따라서 이번 영수회담은 별도의 의제를 정하지 않고 진행되었습니다. 

 

 

의제

 

 

민주당은 크게 '민생회복'과 '국정기조 전환'을 주요 의제로 내세웠습니다.

 

민생회복 영역에서 총선 공약인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전세사기 특별법 통과 등을, 국정기조 전환 영역에서는 해병대원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 수용, 대통령 거부권 행사 자제 등을 요구하였습니다. 

 

 

경과

 

 

2024년 4월 29일 오후 2시 4분부터 2시간 15분 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의 영수회담이 실시되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서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놓은 것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날의 영수회담에는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표인 등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영수회담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먼저 R&D 예산 복원과 의료개혁 등 10개 분야에 대해 제언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즉,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의 독대는 없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상황인식의 안일함을 꼬집었습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에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 기조 전환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 서로 공감했고 앞으로 소통으로 이어나가기로 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은 전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여러 현안에서 양측이 이견을 보이며 마무리된 영수회담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영수회담의 뜻과 개최 이유와 시점, 과거 정부별 영수회담 개최 사례, 윤석열 정부 하의 첫 영수회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