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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입시 면접을 앞두고 꾼 악몽 [핵심 키워드: 커피·도넛·헤드폰]

knownlearn 2024. 4. 29. 13:51

대학원 후기전형이 진행되고 있는 4월, 서류전형을 마치고 난 후 어느 순간부터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내가 불안하며 간절한 상태였다는 걸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입시 면접이 무엇이길래. 꿈을 잘 꾸지 않는 나에게 꿈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 

 

 

 

대학원 입시 면접을 앞두고 꾼 악몽
대학원 입시 면접을 앞두고 꾼 악몽

 

 

 

 

처음의 악몽

 

내가 꾼 악몽은 이렇다. 내가 꿈에서 놓인 상황은 ZOOM과 같이 화상회의가 가능한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면접을 보아야 하는 것이었다. 내게 주어진 시간대에 화상면접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고, 나의 면접 시간이 가까워질 때쯤 자동으로 어떠한 방에 초대가 되었다. (현실에서는 사용자의 의지 없이 자동으로 ZOOM 방에 초대될 수 없다.) 그 방에서는 10-20명 정도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는 안내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꿈속에서 만들어진 세계에서는 자동으로 ZOOM 방에 초대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니 당연히 내가 올바른 링크에 들어와 있구나, 란 생각을 했더란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방은 내가 가야 했던 화상면접을 진행하는 공간이 아니었고, 당연히 내게 주어진 면접에는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다음 날, 나는 면접위원이었던 교수를 마주치게 되는데 그 교수는 나에게 "커피나 도넛을 먹지 말고, 헤드폰도 늘 끼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렸어야지"라고 혼내는 것이 아닌가. 꿈에서 그 교수가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내가 영어로 나의 상황을 설명하려다가 제대로 술술 나오지 않아서 답답해서 결국 꿈에서 깼다. 

 

웃긴 건, 나는 외국인 교수가 있는 학과에 지원하지 않았고, 커피는 가끔 마시지만 도넛은 전혀 좋아하지 않아 즐겨 먹지 않고, 헤드폰 또한 가지고 있지 않다. 아마 외국인 교수이다 보니 흔하게 미디어에서 보였던 미국 대학생의 모습을 기준으로 꿈속 상황의 설정이 세팅된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ZOOM에서도 내가 특정 링크의 대기룸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자동으로 초대가 되어 내가 모르는 링크에 입장하게 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았다.

 

 

 

 

계속되는 악몽

 

첫 번째로 꾼 악몽이 시사하는 바는, 내가 서류전형에 대해서는 부담을 크게 가지고 있지 않지만 면접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큰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면접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나에게 압박감이 큰 면접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꿈에 그대로 투영이 되었다. 혹은 이번 지원에 자신이 없어서 내가 보고자 하는 면접이 잘 마무리 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생각이 컸던 것인지도 몰랐다. 

 

이 악몽을 꾼 후로 2-3일에 한 번씩은 좋지 않은 느낌의 꿈을 꾼다. 평소라면 전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무관한 꿈들을 꾼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 동안 찝찝한 기분을 안겨주는 꿈을 여러 차례 꾸었다. 이는 여실히 나의 심리상태가 앞으로 다가올 면접에 크게 좌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불면증의 도래

 

여러 차례에 거친 악몽 때문이었을까. 분명 6~8시간의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평소보다 더 눈이 떠지지 않고 머리는 멍했으며 잠에서 깨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만 힘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면접에 대한 불안이 가증되면서, 즉 면접 날짜가 다가오면서 하루종일 면접에 대한 준비를 하는데도 만족스럽게 진행되지 않으면 도무지 잠에 들 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어서 눈이 피로하고 잠이 몰려오는데도 막상 침대에 누우면 이런저런 생각이 잠이 오질 않아서 웹툰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몸이 최대치로 힘들어질 때 잠이 들곤 했다. 그러다 보니 취침시간도 평소보다 2-3시간은 더 늦추어지게 되었다

 

 

 

 

미래 대비: 플랜B

 

나에게 닥친 일들이 나에게 버거울 때마다 이런 식으로 심리상태가 불안정해지는 상황을 몇 번이나 겪었다. 나 스스로에게 큰일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아무래도 박사과정이 아니고서야 플랜 B가 제대로 정해져 있지 않으니 벼랑 끝에 내몰린 기분이 드는 것이 어찌할 수 없나 보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동생이 다니던 학교에서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게 되자 자살을 한 중학생의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그뿐이랴 석사과정을 마친 학교에서도 매년 꼭 낭떠러지 앞에 서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대학원생들이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박사과정의 면접이 '내 삶의 끝이 아님'을 나 스스로 상기하고 싶은 것이다. 현실은, 사회과학으로 연구하며 살아가고자 함에 있어 박사과정이라는 관문을 뚫어야 한다는 것이며, 나 자신이 연구가 아니고서야 다른 일에 크나큰 관심이 없어 플랜B를 아직까지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나를 악몽으로 이끌었다. 

 

 

악몽들 사이의 여정은 면접이 끝나야 종료되는 것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불안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없도록 준비를 하여야 한다. 지금도 면접 준비를 하는 동안,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자꾸만 파고든다. 어차피 타대출신이라 되지 않을거야, 열심히 준비해도 이미 자대출신들이 선발 우선권 티켓을 가지고 있는 걸, 이런 생각들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컨택드렸던 박사과정의 교수님(입학한다면 지도교수님이 되실 분)과 석사과정 때의 지도교수님께 누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무언가에 후회 없이 매달렸다는 나 자신의 평가를 받아내기 위해서 이 순간에도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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